한국의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한·중 수교 30년을 논어(論語)의 ‘삼십이립(三十而立)’에 비유했다. 공자가 나이 삼십이 되어 확고한 신념을 세웠듯이, 한·중도 수교 30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굳건히 세우자는 의미였다. 왕이는 이어 미래 30년의 양국 관계 원칙으로 ‘5개의 응당(應當·마땅히 해야 하는 것)’을 주장했다. 그것은 ①독립 자주의 견지와 외부 간섭의 배제 ②선린우호의 견지와 상호 중대 관
한국에서 ‘중국 공포증’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 강화의 외교 노선을 분명히 하자, 중국의 추가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학자들도 “윤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깨졌다”며 ‘중국 공포증’ 확산에 한몫 거든다.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보복’이 가해지면,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한국 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중국의 추가 보복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그 수단은 무엇이고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공포’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 때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다. 1992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3025억달러에 달하고, 한국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25%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연간 1000만명을 상회하며 누적 투자액은 1000억달러에 이른다. 외적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한·중 관계는 한·미 관계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올 연말 코로나 상황이 풀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해제되면, 양국 간 교류는 다시 폭발할 것이다. 한·중 관계 뒤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양적으로
“선생님, 미안해요.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지난 4월 13일 중국 상하이의 한 퇴직교사가 거민위원회(居委) 직원과 통화하는 내용이 필자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다. 상하이가 코로나19로 봉쇄된 지 20일째 되는 날이다. 거민위원회는 우리의 주민센터와 비슷한 말단 행정조직이다. 퇴직교사(A)와 젊은 거민위원회 직원(B)은 이전부터 알던 사이로 보인다. 3분9초가량 이어지는 이 통화는 집안에 갇힌 연로한 퇴직교사가 식료품 조달 등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민위원회 직원이 “도와줄 수 없다”고 대응하는 내용이다. 두 사람의 대화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공산당 일부 원로들(party elders), 즉 정치적 담론에서 여전히 발언권을 가진 몇몇 퇴직 지도자들이 기존의 권력승계 시스템을 깨려는 시진핑의 욕망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 가운데 주룽지(朱鎔基·94) 전 총리도 포함돼 있다.”미국의 경제 권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월 15일 중국 내부 사정을 전하는 놀라운 뉴스를 보도했다. 탄탄대로일 것만 같던 시진핑의 3연임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나타났으며, 그 주체는 바로 이전 정부의 지도자들, 즉 공산당 원로들이라는 기사였다.